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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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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이나 캘린더 어플리케이션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일이 익숙하다 보니, 달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되고, 어떤 건 일요일이 먼저다. 그래서인지 달력의 시작 요일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하게 지나쳐온 이 ‘요일의 순서’에도 나름의 역사와 이유가 있다면? 사소해 보이는 것도 한 번쯤 멈춰 생각해보면, 의외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달력은 대부분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일정이 익숙하다. 학교도, 회사도, 대부분의 일정표는 월요일이 기준이다. 그런데 왜 달력에서는 여전히 일요일이 맨 앞에 자리하고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오래된 종교적·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먼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월요일’을 주간의 시작으로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 기준을 따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달력과 문화권에서는 ‘일요일’을 첫날로 표기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기독교의 시간 개념에서 출발한다.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많은 기독교인은 안식일을 토요일로 이해하고 있고, 그렇다면 첫째 날은 자연스럽게 ‘일요일’이 된다. 이 구조 안에서 일요일은 창조의 시작, 곧 ‘시간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날도 일요일이다. 신약성경에 따르면, 예수님은 안식일 다음 날, 즉 주간의 첫째 날에 부활하셨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일요일은 기독교 문화 안에서 ‘주일’로 불리며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사실 이런 시간 개념은 기독교 이전의 고대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이미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인식했고, 1년을 12달,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는 개념 등도 이 문명에서 비롯되었다. 히브리어 자료를 보면, 유대인들 역시 일요일을 ‘첫째 날’로 간주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러한 전통이 널리 퍼지게 된 데에는 로마 제국의 영향이 크다. 서기 313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기독교는 사실상 로마의 국교가 되었다. 이후 콘스탄티누스는 일요일을 공식적인 휴일로 정했고, 자연스럽게 일요일을 주간의 시작으로 보는 개념이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이처럼 일요일이 한 주의 첫날이 된 배경에는 신앙의 상징성, 역사적 제도화, 문화적 확산이 얽혀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월요일을 주간의 시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달력 속 일요일은 여전히 오랜 시간과 의미를 품은 전통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매달 마주하는 달력 속 맨 앞줄에 자리 잡고 있는 ‘일요일’에는 ‘시작’이라는 상징과 오랜 믿음이 담겨 있다. 


May · June  2025  vol.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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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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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이나 캘린더 어플리케이션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일이 익숙하다 보니, 달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되고, 어떤 건 일요일이 먼저다. 그래서인지 달력의 시작 요일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하게 지나쳐온 이 ‘요일의 순서’에도 나름의 역사와 이유가 있다면? 사소해 보이는 것도 한 번쯤 멈춰 생각해보면,의외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달력은 대부분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일정이 익숙하다. 학교도, 회사도, 대부분의 일정표는 월요일이 기준이다. 그런데 왜 달력에서는 여전히 일요일이 맨 앞에 자리하고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오래된 종교적·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먼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월요일’을 주간의 시작으로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 기준을 따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달력과 문화권에서는 ‘일요일’을 첫날로 표기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기독교의 시간 개념에서 출발한다.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많은 기독교인은 안식일을 토요일로 이해하고있고, 그렇다면 첫째 날은 자연스럽게 ‘일요일’이 된다. 이 구조 안에서 일요일은 창조의 시작, 곧 ‘시간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날도 일요일이다. 신약성경에 따르면, 예수님은 안식일 다음 날, 즉 주간의 첫째 날에 부활하셨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일요일은 기독교 문화 안에서 ‘주일’로 불리며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사실 이런 시간 개념은 기독교 이전의 고대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이미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인식했고, 1년을 12달,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는 개념 등도 이 문명에서 비롯되었다. 히브리어 자료를 보면, 유대인들 역시 일요일을 ‘첫째 날’로 간주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러한 전통이 널리 퍼지게 된 데에는 로마 제국의 영향이 크다. 서기 313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기독교는 사실상 로마의 국교가 되었다. 이후 콘스탄티누스는 일요일을 공식적인 휴일로 정했고, 자연스럽게 일요일을 주간의 시작으로 보는 개념이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이처럼 일요일이 한 주의 첫날이 된 배경에는 신앙의 상징성, 역사적 제도화, 문화적 확산이 얽혀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월요일을 주간의 시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달력 속 일요일은 여전히 오랜 시간과 의미를 품은 전통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매달 마주하는 달력 속 맨 앞줄에 자리 잡고 있는 ‘일요일’에는 ‘시작’이라는 상징과 오랜 믿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