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이 그린 5월의 찬란한 봄
글 백윤학Ⅰ영남대학교 기악과 교수, 지휘자
슈만이 그린
5월의 찬란한 봄
글 백윤학Ⅰ영남대학교 기악과 교수, 지휘자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외한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의 3, 4, 5월은 우리의 봄과 많이 다릅니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여름에는 해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지고, 겨울에는 오후 4시 30분만 되어도 어둑해집니다. 건조한 여름은 여행에 최적의 조건이지만, 습한 유럽의 겨울엔 영상의 기온에도 으슬으슬하고 음산한 기운이 감돕니다. 긴 밤과 추운 날씨 탓에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데, 그래서 음악과 철학, 문학이 발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월과 2월을 지나 맞이한 유럽의 3월은 우리 3월보다 훨씬 더 겨울에 가깝습니다. 4월 날씨는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변합니다. 어떤 날은 반팔 차림도 더울 만큼 따뜻하다가, 다음 날은 눈과 겨울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4월에도 겨울옷을 옷장에 넣지 못한 채,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5월, 비로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봄이 찾아옵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남았던 3, 4월이 지난 후 찾아온 5월이라 더욱 그러합니다. 이 찬란한 5월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로베르트 슈만(1810~1856)입니다. 그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중 제1곡인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önen Monat Mai)〉엔 아름다운 5월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 고요히 꽃피워 있습니다.
로베르트 슈만은 원래 법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지만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당대 최고 피아노 교사인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슈만은 스승의 딸 클라라 비크(1819~1896)를 사랑하게 됩니다. 당시 클라라는 14세의 나이로 이미 피아노 신동으로 명성을 얻고 있었습니다. 스승은 법정까지 동원해 두 사람의 결혼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1840년 슈만과 클라라는 결혼에 성공합니다. 1840년은 슈만의 ‘가곡의 해’라 불릴 만큼 뛰어난 연가곡들이 탄생한 해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시인의 사랑》입니다. 연가곡(cycle)은 여러 곡의 가곡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은 모음집으로, 가수의 앨범처럼 주제와 정서의 통일성이 있습니다. 《시인의 사랑》은 총 16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의 시가 가사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이네는 우리에게 《로렐라이》라는 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제1곡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에〉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연가곡에 속한 곡처럼 이 곡도 길이가 약 1분 30초 정도로 짧습니다. 가사의 내용만 보면 멜로디와 반주도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짧은 전주부터 묘하게 아린 슬픔이 곡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곡의 끝도 명확한 마침표 없이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됩니다.
이렇듯 《시인의 사랑》 속 16곡은 각각 짧지만 깊은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어떤 곡은 찬란히 빛나고, 또 어떤 곡은 슬픔으로 가슴 깊숙이 스며듭니다. 전체 연주 시간은 약 28분이며, 한글 자막이 함께 제공되는 영상들도 온라인에 다수 있습니다. 독일의 미성(美聲)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Fritz Wunderlich)의 녹음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외한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의 3, 4, 5월은 우리의 봄과 많이 다릅니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여름에는 해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지고, 겨울에는 오후 4시 30분만 되어도 어둑해집니다. 건조한 여름은 여행에 최적의 조건이지만, 습한 유럽의 겨울엔 영상의 기온에도 으슬으슬하고 음산한 기운이 감돕니다. 긴 밤과 추운 날씨 탓에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데, 그래서 음악과 철학, 문학이 발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월과 2월을 지나 맞이한 유럽의 3월은 우리 3월보다 훨씬 더 겨울에 가깝습니다. 4월 날씨는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변합니다. 어떤 날은 반팔 차림도 더울 만큼 따뜻하다가, 다음 날은 눈과 겨울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4월에도 겨울옷을 옷장에 넣지 못한 채,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5월, 비로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봄이 찾아옵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남았던 3, 4월이 지난 후 찾아온 5월이라 더욱 그러합니다. 이 찬란한 5월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로베르트 슈만(1810~1856)입니다. 그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중 제1곡인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önen Monat Mai)〉엔 아름다운 5월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 고요히 꽃피워 있습니다.
로베르트 슈만은 원래 법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지만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당대 최고 피아노 교사인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슈만은 스승의 딸 클라라 비크(1819~1896)를 사랑하게 됩니다. 당시 클라라는 14세의 나이로 이미 피아노 신동으로 명성을 얻고 있었습니다. 스승은 법정까지 동원해 두 사람의 결혼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1840년 슈만과 클라라는 결혼에 성공합니다.
1840년은 슈만의 ‘가곡의 해’라 불릴 만큼 뛰어난 연가곡들이 탄생한 해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시인의 사랑》입니다. 연가곡(cycle)은 여러 곡의 가곡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은 모음집으로, 가수의 앨범처럼 주제와 정서의 통일성이 있습니다. 《시인의 사랑》은 총 16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의 시가 가사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이네는 우리에게 《로렐라이》라는 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제1곡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에〉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연가곡에 속한 곡처럼 이 곡도 길이가 약 1분 30초 정도로 짧습니다. 가사의 내용만 보면 멜로디와 반주도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짧은 전주부터 묘하게 아린 슬픔이 곡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곡의 끝도 명확한 마침표 없이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됩니다.
이렇듯 《시인의 사랑》 속 16곡은 각각 짧지만 깊은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어떤 곡은 찬란히 빛나고, 또 어떤 곡은 슬픔으로 가슴 깊숙이 스며듭니다. 전체 연주 시간은 약 28분이며, 한글 자막이 함께 제공되는 영상들도 온라인에 다수 있습니다. 독일의 미성(美聲)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Fritz Wunderlich)의 녹음을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