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나의 힙!
텍스트 힙
글 newlooks
손에 쥔 것이 스마트폰이 당연하던 우리에게, 새로운 ‘힙(hip)’한 유행이 시작됐다. 바로 종이책. 동영상, SNS 등 미디어에 익숙해진 사람들 손에 미끄러운 스마트폰의 액정이 아닌, 까슬까슬한 낱장의 페이지가 잡힌다. 위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던 손가락은 활자를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인다. 주류에서 밀려난 매체인 ‘책’과 마냥 지루하게 여겨지던 독서는 어떻게 힙의 중심이 되었을까?
독서는 나의 힙!
텍스트 힙
글 newlooks
손에 쥔 것이 스마트폰이 당연하던 우리에게, 새로운 ‘힙(hip)’한 유행이 시작됐다. 바로 종이책. 동영상, SNS 등 미디어에 익숙해진 사람들 손에 미끄러운 스마트폰의 액정이 아닌, 까슬까슬한 낱장의 페이지가 잡힌다. 위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던 손가락은 활자를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인다. 주류에서 밀려난 매체인 ‘책’과 마냥 지루하게 여겨지던 독서는 어떻게 힙의 중심이 되었을까?
책 읽는 모습이 지루해? 힙해!
“책을 읽는다는 말이 멋지잖아요!”
독서는 그 자체로 멋있는 행위가 됐다. 요즘 말로는 힙(hip). 그래서 책을 읽는 유행은 ‘텍스트 힙(글자를 의미하는 ‘text’와 멋지다, 개성 있다는 뜻의 ‘hip’의 합성어)’이라 불리며 여기저기서 자주 언급된다. ‘#북(book)스타그램’, ‘북로그(Book+블로그)’, ‘#시(詩)스타그램’과 함께 SNS에 사진과 그 감상을 올리는 건 한국만의 트렌드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Booktok’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독서가 젊은 세대 사이의 유행이 됐다. 독자와 작가들이 이 해시태그를 통해 책을 추천하거나 후기를 공유하고,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등 서로 소통하며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책을 필사하고, 감상을 기록하는 행위로 이어지며 새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독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책을 소비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이미지로만 활용하는데, 예를 들면 헌책방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다거나, 도서관을 찾아가 인증 사진을 찍는다거나, 혹은 읽지 않는 외국 원서나 책 모형을 사서 인테리어 용품으로 활용한다. 내 공간에 책을 들이면서, 혹은 책이 있는 공간에 내가 들어감으로써 책의 힙한 이미지를 자신에게 투영한다. 독서를 넘어 책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디톡스를 위한 독서, 과시를 위한 독서
분명 책은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에 밀려났었다. 어쩌다 갑자기 주류 문화가 된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책이 비주류로 밀려난 그 이유 덕분에 다시 유행이 됐다. 일반적 두께의 책을 한 권 읽는 데는 빨라도 몇 시간, 느리면 며칠이 걸린다. 그래서 단시간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빠른 속도감을 가진 영상 콘텐츠가 유행했다. 여전히 영상이 대세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영상이 범람하며 레드오션이 된 콘텐츠 시장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다시 텍스트로 돌아왔다. 즉, 활자를 읽으며 사색하고, 삶의 속도를 늦추는 일종의 ‘도파민 디톡스(Detox, 해독)’인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말 그대로 ‘멋있어서’. 텍스트힙의 중심은 “무언가 있어 보이고 이지적인 이미지”다. 그 이미지를 자신에게 입히기 위한 과시적 목적으로 책을 가까이한다. 아이돌 가수, 배우 등 유명 인플루언서가 책을 읽는 모습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자 이를 멋지다고 여긴 대중들이 책과 함께 있는 자신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책보다 전자기기가 더 친근한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에게, 독서는 새롭고 흔하지 않은 취미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취미를 이해하기 위해, 선망하는 연예인을 따라 하기 위해, 그리고 그의 지적인 이미지를 나에게도 투영해 스스로 멋진 사람으로 보이려는 강한 과시가 녹아있다.
작은 유행이 가져올 큰 흐름
과시적 목적이라 했으니, 이 흐름도 그저 짧은 유행으로 지나갈 뿐일까? 그렇게 치부하기엔 텍스트힙이 가져올 나비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책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도서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약 6명이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서량이 많이 낮아진 지금 책과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트렌드는 독서량 증대로 이어지고, 또 MZ세대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었던 문해력과 어휘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커진다. 종이책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헌책을 팔거나 소규모의 책을 취급하는 책방골목도 관심을 받는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서울시 공공헌책방인 서울책보고 등은 이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이 도서 관련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간혹 사진만 찍기 위해, 혹은 SNS 콘텐츠만을 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도서의 훼손과 책방의 운영 방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방문 그 자체로 지역의 도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책이 관심을 받게 된다. 과시 혹은 유행의 일종일지라도 이 작은 움직임이 차곡차곡 쌓여 도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그러니 보여주기 위한 관심일지라도 좀 더 큰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사진출처 : 신세계그룹 뉴스룸
스타필드 수원 별마당도서관사진출처 : 신세계그룹 뉴스룸
책 읽는 모습이 지루해? 힙해!
“책을 읽는다는 말이 멋지잖아요!” 독서는 그 자체로 멋있는 행위가 됐다. 요즘 말로는 힙(hip). 그래서 책을 읽는 유행은 ‘텍스트 힙(글자를 의미하는 ‘text’와 멋지다, 개성 있다는 뜻의 ‘hip’의 합성어)’이라 불리며 여기저기서 자주 언급된다. ‘#북(book)스타그램’, ‘북로그(Book+블로그)’, ‘#시(詩)스타그램’과 함께 SNS에 사진과 그 감상을 올리는 건 한국만의 트렌드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Booktok’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독서가 젊은 세대 사이의 유행이 됐다. 독자와 작가들이 이 해시태그를 통해 책을 추천하거나 후기를 공유하고,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등 서로 소통하며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책을 필사하고, 감상을 기록하는 행위로 이어지며 새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독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책을 소비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이미지로만 활용하는데, 예를 들면 헌책방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다거나, 도서관을 찾아가 인증 사진을 찍는다거나, 혹은 읽지 않는 외국 원서나 책 모형을 사서 인테리어 용품으로 활용한다. 내 공간에 책을 들이면서, 혹은 책이 있는 공간에 내가 들어감으로써 책의 힙한 이미지를 자신에게 투영한다. 독서를 넘어 책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디톡스를 위한 독서, 과시를 위한 독서
분명 책은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에 밀려났었다. 어쩌다 갑자기 주류 문화가 된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책이 비주류로 밀려난 그 이유 덕분에 다시 유행이 됐다. 일반적 두께의 책을 한 권 읽는 데는 빨라도 몇 시간, 느리면 며칠이 걸린다. 그래서 단시간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빠른 속도감을 가진 영상 콘텐츠가 유행했다. 여전히 영상이 대세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영상이 범람하며 레드오션이 된 콘텐츠 시장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다시 텍스트로 돌아왔다. 즉, 활자를 읽으며 사색하고, 삶의 속도를 늦추는 일종의 ‘도파민 디톡스(Detox, 해독)’인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말 그대로 ‘멋있어서’. 텍스트힙의 중심은 “무언가 있어 보이고 이지적인 이미지”다. 그 이미지를 자신에게 입히기 위한 과시적 목적으로 책을 가까이한다. 아이돌 가수, 배우 등 유명 인플루언서가 책을 읽는 모습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자 이를 멋지다고 여긴 대중들이 책과 함께 있는 자신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책보다 전자기기가 더 친근한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에게, 독서는 새롭고 흔하지 않은 취미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취미를 이해하기 위해, 선망하는 연예인을 따라 하기 위해, 그리고 그의 지적인 이미지를 나에게도 투영해 스스로 멋진 사람으로 보이려는 강한 과시가 녹아있다.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작은 유행이 가져올 큰 흐름
과시적 목적이라 했으니, 이 흐름도 그저 짧은 유행으로 지나갈 뿐일까? 그렇게 치부하기엔 텍스트힙이 가져올 나비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책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도서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약 6명이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서량이 많이 낮아진 지금 책과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트렌드는 독서량 증대로 이어지고, 또 MZ세대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었던 문해력과 어휘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커진다. 종이책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헌책을 팔거나 소규모의 책을 취급하는 책방골목도 관심을 받는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서울시 공공헌책방인 서울책보고 등은 이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이 도서 관련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간혹 사진만 찍기 위해, 혹은 SNS 콘텐츠만을 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도서의 훼손과 책방의 운영 방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방문 그 자체로 지역의 도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책이 관심을 받게 된다. 과시 혹은 유행의 일종일지라도 이 작은 움직임이 차곡차곡 쌓여 도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그러니 보여주기 위한 관심일지라도 좀 더 큰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출처 : 부산광역시, 부산관광공사
스타필드 수원 별마당도서관
사진출처 : 신세계그룹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