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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TREND



자연과 인간의 ‘재회’

조경 디자인

 


newlooks


November · December 2024 vol.108
ART


ART TREND


자연과 인간의 '재회' 
조경 디자인


newlooks



우리가 다니는 길에 나무가 없다면 어떨까? 한여름의 뜨거운 볕을 피할 그늘이 부족하고, 황사나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하며, 자동차의 경적이 더욱 크게 귀를 괴롭힐 것이다. 나무는 도시의 에어컨이자 공기청정기이고, 방음재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에서 나무는 ‘눈 정화’를 해주고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그런데 이 나무는 인도나 차도의 한중간에 심어져 통행에 방해를 주어선 안 되고, 너무 키가 커서 전깃줄과 엉켜서도 안 된다. 환경, 기후, 지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주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조경 디자인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LANDSCAPE 

DESIGN



조경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식물과 동물, 흙, 돌, 하천, 습지 등 자연이다. 그러나 조경 디자이너가 고려해야 할 점은 자연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순천만 국가정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과 같이 광범위의 구역이 대상이라면 단순히 텃밭을 꾸미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지역 동·식물의 생태적 특징과 가치, 경관의 미적 요소, 설계 및 시공적 측면, 지역 특색과 주민의 동선 등을 총체적으로 고민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어떤 동·식물이 사는지, 미관상 아름다운지, 바닥 포장에는 어떤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조명등을 비추어 분위기를 살려야 할지, 정원의 기능적 역할을 충분히 하는지 등을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며 협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조경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프랑스의 한 지리학자는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한국엔 아파트가 많은데, 오밀조밀 모여 살다 보니 탁 트인 공간,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조경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졌다. 그에 따라 아파트 조경 디자인이 점점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거주지 결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경이 잘 설계된 아파트 단지는 리조트처럼 휴식처와 산책로 등 여가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경 디자인이 부동산의 가치를 1.2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하니, 그 중요성이 더욱 와닿는다. 


과거의 조경이라는 것은,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량의 나무를 심거나 ‘적당히’ 정원의 모양새만 갖추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친환경’과 같은 개념이 부각되었고,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조경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조경 디자인을 위해 ICT, 드론 등의 기술이 사용된다.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는 정보통신기술을 의미하며 조경 분야에 적용하면 특히 유지·관리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센서 를 통한 온·습도 조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식물 성장 이점 파악 등이 그 예이다. 드론은 지면의 경사, 건물, 도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3D 지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시공 이후에는 현장 모니터링 기술에 적극 활용된다. 


옥상 정원, 실내 조경, 아파트 단지 조경, 공원 조경 등 많은 종류의 조경 디자인이 있지만, 공통적인 목적은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줄이고 편안함은 높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조경 디자인이다.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조경은 집 앞뜰에 꽃을 심는 것부터, 큰 의미로는 지구를 보살피는 일이라고 했다. 기후위기에 놓인 현 상황에 조경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인 중요성을 배제한다고 해도 조경 디자인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수적이다. 도시에서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에게 자연은, 자연스럽게 만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자연을 다시 자연스럽게 만나려면, 우리가 사는 공간이 자연과 함께해야 한다. 근사한 조경 디자인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재회하기를 바란다.


참고 : 한국일보(2021.07.29.), 자이매거진(2022.09.28.), 

조경뉴스(2023.08.24., 2024.07.08.) 

안명준(2024), “조경가 정영선의 조경설계론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52(3): 1~17.

tvN유퀴즈온더블럭(2024.05.01.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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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니는 길에 나무가 없다면 어떨까? 한여름의 뜨거운 볕을 피할 그늘이 부족하고, 황사나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하며, 자동차의 경적이 더욱 크게 귀를 괴롭힐 것이다. 나무는 도시의 에어컨이자 공기청정기이고, 방음재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에서 나무는 ‘눈 정화’를 해주고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그런데 이 나무는 인도나 차도의 한중간에 심어져 통행에 방해를 주어선 안 되고, 너무 키가 커서 전깃줄과 엉켜서도 안 된다. 환경, 기후, 지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주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조경 디자인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LANDSCAPE 

DESIGN


조경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식물과 동물, 흙, 돌, 하천, 습지 등 자연이다. 그러나 조경 디자이너가 고려해야 할 점은 자연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순천만 국가정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과 같이 광범위의 구역이 대상이라면 단순히 텃밭을 꾸미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지역 동·식물의 생태적 특징과 가치, 경관의 미적 요소, 설계 및 시공적 측면, 지역 특색과 주민의 동선 등을 총체적으로 고민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어떤 동·식물이 사는지, 미관상 아름다운지, 바닥 포장에는 어떤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조명등을 비추어 분위기를 살려야 할지, 정원의 기능적 역할을 충분히 하는지 등을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며 협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조경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프랑스의 한 지리학자는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한국엔 아파트가 많은데, 

오밀조밀 모여 살다 보니 탁 트인 공간,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조경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졌다. 그에 따라 아파트 조경 디자인이 점점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거주지 결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경이 잘 설계된 아파트 단지는 리조트처럼 휴식처와 산책로 등 여가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경 디자인이 부동산의 가치를 1.2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하니, 그 중요성이 더욱 와닿는다.


과거의 조경이라는 것은,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량의 나무를 심거나 ‘적당히’ 정원의 모양새만 갖추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친환경’과 같은 개념이 부각되었고,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조경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조경 디자인을 위해 ICT, 드론 등의 기술이 사용된다.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는 정보통신기술을 의미하며 조경 분야에 적용하면 특히 유지·관리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센서를 통한 온·습도 조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식물 성장 이점 파악 등이 그 예이다. 드론은 지면의 경사, 건물, 도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3D 지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시공 이후에는 현장 모니터링 기술에 적극 활용된다.


옥상 정원, 실내 조경, 아파트 단지 조경, 공원 조경 등 많은 종류의 조경 디자인이 있지만, 공통적인 목적은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줄이고 편안함은 높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조경 디자인이다.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조경은 집 앞뜰에 꽃을 심는 것부터, 큰 의미로는 지구를 보살피는 일이라고 했다. 기후위기에 놓인 현 상황에 조경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인 중요성을 배제한다고 해도 조경 디자인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수적이다. 도시에서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에게 자연은, 자연스럽게 만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자연을 다시 자연스럽게 만나려면, 우리가 사는 공간이 자연과 함께해야 한다. 근사한 조경 디자인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재회하기를 바란다.


참고 : 한국일보(2021.07.29.), 자이매거진(2022.09.28.), 조경뉴스(2023.08.24., 2024.07.08.) 안명준(2024), “조경가 정영선의 조경설계 론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52(3): 1~17. tvN유퀴즈온더블럭(2024.05.01.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