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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CULTURE
CULTURE TALK

C U L T U R E   T A L K



지혜와 용기

 


 신승환






January · February 2025 vol.109
ISSUE & CULTURE


 C U L T U R E

T A L K


지혜와 용기


글  신승환






2024년 말 혼란과 불안, 두려운 국내외 정세로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엔 안정이라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연말을 보냈다. 그리고 2025년 새해가 어김없이 밝아왔다. 


누구나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는 나이가 들수록 연식과 연륜이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끼며, 더 많은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때론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많아지곤 한다. 더욱이 현재 한국의 상황을 놓고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지혜와 용기가 절실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전쟁과 기근, 기후위기, 환경오염과 더불어 혼란한 국제정세와 국내정치, 불안한 경제, 늘 걱정인 교육, 무뎌지는 국방, 더 불안한 사회에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절망한다. 혹 절망까지는 아니더라도 희망적이지 않은 모습에 우울해진다. 그러면서 기성세대로서, 부모로서 다음세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의 모든 세대까지 내 영역이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나의 자녀들에게는 지혜와 용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오늘도 간절히 소망한다.   


과거 현인 중에서 지혜와 용기를 주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다. 안타깝게도 내 기억이나 머릿속에 우리나라의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조금 아쉽지만, 지혜와 용기에 국경이 있으랴.






지금으로부터 약 160년 전인 1867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했다. 당시 러시아는 크림전쟁에서 패배 후 국가재정은 파탄이 난 최악의 상황이었고,

여러 상황을 모면하고 타개하기 위해 북아메리카 끝 지역인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 제안을 했다.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수어드(William Henry Seward, 1801-1872)는 이 제안에 대해 매우 유익할 것으로 판단하여 바로 매입을 추진했고, 미국-러t시아 간 국가 조약을 주도적으로 체결했다. 


‘알래스카의 매입을 판단한 결정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에게 어떤 지혜와 용기가 있었을까?’, ‘그가 알래스카를 통해 본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나의 뇌리를 강하게 흔들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슨(Andrew Johnson, 1808-1875)은 그 제안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의회는 반대했으며 언론의 반응 또한 싸늘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어드가 그 알래스카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실제 의회 연설에서 말했다. “나는 눈 덮인 알래스카를 사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감춰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사자는 것입니다. 우리세대가 아닌 다음세대를 위해 그 땅을 사야 합니다." 


의회의 승인을 얻어 720만 달러에 매입을 진행하자 언론은 ‘수어드의 어리석은 짓(Seward's folly)’, ‘수어드의 냉장고(Seward's icebox)’라며 맹비난했다. 한반도의 8배에 해당하는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얻었지만 당시 미국의 상황을 추측해 보면, 수어드는 상당 기간 비난과 비판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고, 실제로 이 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 후 알래스카 조사단이 발견한 것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매입 30년 후인 1897년, 알래스카에서 금광과 무한한 천연자원, 다양한 생명의 종, 원시림이 발견되었고, 미국은 이 엄청난 횡재가 수어드의 지혜와 용기 덕분임을 알게 된다.

그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수어드의 날(Seward‘s Day)’과 그의 이름을 딴 지명이 생겨났다. 이를 통해 보면, 어떤 결정은 그 효과가 직후가 아닌 한 세대나 그보다 이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심지어 100년이 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흔히들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런 안목이나 혜안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세대를 위한 그의 지혜와 용기가 부러웠다. 그는 미래를 보았다. 그의 미래는 다음세대였다. 2025년 우리에게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 지혜와 용기가 우리에게 간절하다. 그 절실함과 간절함을 담아, 올해가 지혜와 용기로 가득 차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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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말 혼란과 불안, 두려운 국내외 정세로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엔 안정이라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연말을 보냈다. 그리고 2025년 새해가 어김없이 밝아왔다. 


누구나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는 나이가 들수록 연식과 연륜이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끼며, 더 많은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때론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많아지곤 한다. 더욱이 현재 한국의 상황을 놓고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지혜와 용기가 절실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전쟁과 기근, 기후위기, 환경오염과 더불어 혼란한 국제정세와 국내정치, 불안한 경제, 늘 걱정인 교육, 무뎌지는 국방, 더 불안한 사회에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절망한다. 혹 절망까지는 아니더라도 희망적이지 않은 모습에 우울해진다. 그러면서 기성세대로서, 부모로서 다음세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의 모든 세대까지 내 영역이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나의 자녀들에게는 지혜와 용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오늘도 간절히 소망한다.   


과거 현인 중에서 지혜와 용기를 주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다. 안타깝게도 내 기억이나 머릿속에 우리나라의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조금 아쉽지만, 지혜와 용기에 국경이 있으랴. 


지금으로부터 약 160년 전인 1867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했다. 당시 러시아는 크림전쟁에서 패배 후 국가재정은 파탄이 난 최악의 상황이었고, 여러 상황을 모면하고 타개하기 위해 북아메리카 끝 지역인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 제안을 했다.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수어드(William Henry Seward, 1801-1872)는 이 제안에 대해 매우 유익할 것으로 판단하여 바로 매입을 추진했고, 미국-러t시아 간 국가 조약을 주도적으로 체결했다. 


‘알래스카의 매입을 판단한 결정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에게 어떤 지혜와 용기가 있었을까?’, ‘그가 알래스카를 통해 본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나의 뇌리를 강하게 흔들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슨(Andrew Johnson, 1808-1875)은 그 제안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의회는 반대했으며 언론의 반응 또한 싸늘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어드가 그 알래스카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실제 의회 연설에서 말했다. “나는 눈 덮인 알래스카를 사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감춰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사자는 것입니다. 우리세대가 아닌 다음세대를 위해 그 땅을 사야 합니다." 


의회의 승인을 얻어 720만 달러에 매입을 진행하자 언론은 ‘수어드의 어리석은 짓(Seward's folly)’, ‘수어드의 냉장고(Seward's icebox)’라며 맹비난했다. 한반도의 8배에 해당하는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얻었지만 당시 미국의 상황을 추측해 보면, 수어드는 상당 기간 비난과 비판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고, 실제로 이 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 후 알래스카 조사단이 발견한 것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매입 30년 후인 1897년, 알래스카에서 금광과 무한한 천연자원, 다양한 생명의 종, 원시림이 발견되었고, 미국은 이 엄청난 횡재가 수어드의 지혜와 용기 덕분임을 알게 된다. 

그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수어드의 날(Seward‘s Day)’과 그의 이름을 딴 지명이 생겨났다. 이를 통해 보면, 어떤 결정은 그 효과가 직후가 아닌 한 세대나 그보다 이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심지어 100년이 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흔히들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런 안목이나 혜안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세대를 위한 그의 지혜와 용기가 부러웠다. 그는 미래를 보았다. 그의 미래는 다음세대였다. 2025년 우리에게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 지혜와 용기가 우리에게 간절하다. 그 절실함과 간절함을 담아, 올해가 지혜와 용기로 가득 차길 소망해 본다.